
걷기와 성찰 빠르지 않게 그저 서성거리듯 찬찬히 걸으면 그동안의 생각들이 하나씩 몰려온다. 전에 했던 행동들, 내가 하는 일들, 후회들. 대개 신나는 일들은 아니다. 천천히 걷다 보면 한 발짝 물러나서 나를 보게 된다.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나와 이해할 수 없었던 그들의 행동같은것들 이미 지난 일 가지고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느냐고 평소에 잘하지 그렇느냐고. 물론 평소에 잘하다가도 순간적인 선택들과 그때 나도 몰랐던 내가 튀어나와 했던 행동들이 다들 있지 않은가. 뭐 대부분 그런것들이 여지없이 생각난다. P.91
#. Book mark
2021. 1. 5. 20:10

그 사진이 매혹적일 수 있었던 건 역시 '돌아봄' 때문이었다. 이사를 마친 텅 빈 공간을 낮은 앵글로 돌아보다, 가슴 한가운데가 자꾸 허물어져내리는 기분 때문에 그냥 그 텅 빈 공간 안으로 걸어들어가 살림을 차리고 싶은 충동, 그랬다. 그런 매혹을 그 사진은 담고 있었다. 발걸음을 멈춰 서서 자주 뒤를 돌아다본다. 그건 내가 앞을 향하면서 봤던 풍경들하고 전혀 다른 느낌을 풍경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. 내가 보고 지나온 것이 저거였구나 하는 단순한 문제를 뛰어넘는다. 아예 멈춰 선 채로 멍해져서 그자리에 주저앉는 일도 생겨버리기 때문이다. 내가 뒤돌지 않았다면 그것은 그냥 뒤로 묻힐 뿐인 것이 돼버린다. 아예 아무것도 아닌 게 돼버린다. 내가 뒤척이지 않으면, 나를 뒤집어놓지 않으면 삶의 다른 국면은 ..
#. Book mark
2021. 1. 3. 01:27